SO  Soobin     소   수   빈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회화과 재중
Université Paris VIII Vincennes - Saint-Denis 파리 8대학교  조형예술학 석사 졸업
Université Paris VIII Vincennes - Saint-Denis 파리 8대학교  조형예술학 학사 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 졸업

Prix (Award)                                   
2014  수원문화재단 행궁동 레지던시 프로그램 2014 입주작가
2006  서울시립미술대전수상
2006  경향미술대전수상

Exposition (개인전)
2016 개인전, 실험; 점의 발아에 관하여, 홍익대학교 미술관 HOMA, 서울
2015 개인전, 평화화랑(명동성당) 초대 개인전, 작은존재로 부터, 평화화랑1898, 서울 
유중 아트센터 선정작가 초대전, Garden, 유중아트센터, 서울
Dot-Jardins de paris, 청림갤러리 초대전, 광명
Garden II- 그장소성의 이야기, 갤러리 파비욘드 초대전, 서울
Dot-Jardin de paris, 정월행궁나라갤러리 초대전, 수원
2014 개인전, Garden-그 장소성의 이야기,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 초대전, 1층 전시실, 수원
2013 개인전, 파리의정원 IV, A1 에이원갤러리선정초대전, 서울, 한국
파리의정원 III, 아트레이선정초대전, 한국
파리의정원 II, 매개공간이드선정초대전, 한국
2012 개인전, 파리의정원,  Jardin à Paris,  spacenoon선정 초대전, 한국
자연의시리즈이미지, La nature par uneséried’image, 경기도문화의전당선정 초대전
 

(단체전)
2016   불안의 시작 : Half n Half 세번째 기획전, spacenoon, 수원
2016   세포증식 ; Half n Half 세번째 기획전, 갤러리툰, 에니메이션 박물관, 춘천
2016   특별기획전 <행복 에세이전>, 대안공간 눈, 수원
2015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 ; 생명의 반복, Art space J, 분당 
2015   RAW REGARD: 날카롭고 직관력 있는 젊은 작가들의 살아있는 시선, 최정아 갤러리, 서울
2015   태백팔경 경관 ; 검은 땅에 꽃피다 초대전, 철암 탄광역사촌, 강원도
2015   2015 경민 현대미술관 특별기획전, 홍연 경민 현대미술관, 의정부
2015   찾아가는 미술관<화천전> 초대전, 화천갤러리, 강원도
2014   신진작가 공모당선전 희수갤러리 (3인전), 서울, 한국
2014   평화화랑 2014 청년작가공모기획 / peace 평화, 평화화랑, 서울, 한국
2014   파리시청 7구 79갤러리전시, 파리, 프랑스
2014   기업아트페어, 춘천, 한국
2014   동행展 청담38갤러리, 서울
2014   가이아갤러리 2014 신년소품전, 가이아갤러리, 서울, 한국
2014   꿈, 경민미술관, 한국
2014   가가갤러리신년기획전welcome! 2014, 서울, 한국
2013   30주년 AJAC (재불청년작가협회), 씨테데자르 (International Cité des Arts), 파리, 프랑스
2013   3인전, Be into Paris, 주이탈리아한국대사관청운당, 로마, 이탈리아
2012   see, sens, say, 주스페인한국문화원, 마드리드, 스페인
2012   2012 공모전선정작가초대전새로운도약전, 청작화랑, 서울, 한국
2012   10-1 ,Espace des arts sans Frontières (에스빠스데아트성프론티에르), 파리, 프랑스
2012   2인전, 파리의정원, 한국프랑스문화원, 대전, 한국
2012   GAF 강원아트페어 - 공모당선작가, 강원, 한국
2012   Jardins a Paris 파리의정원, the garage, 서울, 한국
2012   언오피셜프리뷰갤러리, 서울, 한국 (7월)
2008  석사청구전, 홍익대학교갤러리, 서울, 한국
2007   « 정*동 »전, 그룹전베이징 798 갤러리, 중국
2007   « O+H »수원미술관, 한국
2007   LG Fation  « FUBU » 그룹전, 올림픽공원, 서울, 한국
2007   « 감성전»서호갤러리, 서울, 한국
2007   « Whoops »그룹전홍익대학교갤러리, 서울, 한국
2007   한-중그룹전, 북경예술대학교갤러리, 중국
2006   « Séoul » 그룹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etc…

실험; 점의 발아에 관하여

‘실험’은 불안 심리를 연구하는 작가의 개체실험화이다.

유화를 사용하는 그녀의 작업은 다른 작가들과 달리, 다양한 표면의 마티에르matière 실험은, 질감효과와 더불어 질감을 구성하는 입자(물질)들의 물질성을 부각시켜, 회화의 평면성을 더 돋보이게 한다.

회화적 공간을 위한 바탕인 표면은 돌가루, 회벽, 플라스틱 입자, 크리스탈 등 다양한 소재와 미디움의 결합으로 새로운 토양을 생성하게 된다. 이러한 토양은 작가 끊임없이 생성하는 Dot(점) 에서 발아할 실물의 기관들의 바탕이 된다.
<실험>은 작가의 식물과 반복심리의 결합을 실험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어를 의미한다.

실험은 인류가 가설을 세운 이론에 대해 실제로 들어맞는지 다양한 조건에서 측정을 하거나 조사를 하는 일이다.

이에 작가는 불안한 심리를 바탕으로 하는 반복 행동에 대한 조사를 식물의 부분(작은 존재)들의 발아 과정을 통해 비교하고자 한다.

이에 실험 part1은 식물의 부분적 기관들; 세포, 수술, 씨앗, 암술, 떡잎, 열매 등의 표본도감을 이용하여 구조들을 새로 재조합하여 중첩시키고 병치 시킨다.

하나의 독립체로는 불안한 존재인 발아를 시작하는 식물들은 하나의 반복된 Dot(점)위에서 생명을 시작해 나간다.

그들은 각기 다른 크기의 원 위에서 생태계의 한 구성요소로 자리잡은 식물의 부분은 제시하고 분류함으로 작은 존재들이 다양한 불안요소들을 극복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여정을 그려낸다.

생명을 이해하고, 연습하고, 구제하려는 회화적 언어의 실험   

 -소수빈의 전시 <실험: 점의 발아에 관하여>에 대한 단상                                                                                  하 선 규(홍익대 예술학과 교수, 미학)

예술과 생명은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까? 혹자는 금방 우리의 생명이, 우리의 삶이 어떤 이유에서든 예술을 필요로 한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즉자적인 대답은 쉬운 만큼, 피상적이며 모호한 수준에 머물고 만다. 생명과 예술, 이 두 말의 의미에 대해선 정작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두 말의 의미가 충분히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한, “생명이 예술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은 추상적이며 공허한 선언 이상이 될 수 없다.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해보자. 예술과 생명은 언제, 어디서 서로 만나고 있을까? 질문을 이렇게 하면서, 우리는 저절로 유명한 사상가 한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독일 철학자 칸트(I. Kant, 1724-1804)이다.
칸트는 미학적 주저인 󰡔판단력비판󰡕(1790)에서 아름다운 예술의 핵심을 ‘목적 없는 합목적성’으로 규정했으며, 살아있는 생명체를 ‘자연 목적’이라 불렀다. 아름다운 예술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목적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예술은 더 이상 아름답게 다가오지 않는다.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목적을 알 수 없고, 아니 목적 자체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아름다운 예술에서 어떤 ‘합목적성’을 감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어떤 내적으로 ‘충만한 전체성’, 어떤 ‘자유롭고 조화로운 통일성’을 느끼는 것이다.
한편, 칸트는 왜 생명체를 ‘자연 목적’이라 불렀을까? 이 말은 생명체가 자연의 ‘진정한 목적’이란 뜻이 전혀 아니다. 칸트는 완숙한 사상사가로서 자연에 대해서 더 이상 어떠한 ‘목적’도 얘기할 수 없고, 얘기해서도 안 된다고 확신하였다. 자연의 목적을 결정할 수 있다고 여기는 순간, 자연에 대한 맹목적인 신비주의나 비합리주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칸트에게 신의 이름으로 혹은 어떤 초월적 존재의 이름으로 목적을 확인할 수 있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 다행스럽게도 말이다. 그렇다면 ‘자연 목적’이란 어떤 뜻일까? 그것은 생명체가 인공적인 기계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다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생명체는 기계와 달리 단 한 순간도 가만히 멈춰있지 않다. 겉보기에 멈춰있는 것 같아도, 모든 생명체는 내적으로 끊임없이 활동 중이다. 바로 자기 자신을 유지하려는 세포 활동과 신진대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모든 생명체는 쉴 새 없이 자기 자신을 반복하고 유지하고 재생산하고 있다. 둘째, 생명체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후예를 산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종적 번식’을 위해 분투하는 것이다. 물론 종적 번식은 상황과 여건에 따라 언제든 실패할 수 있다. 셋째로 생명체는 내적으로 기계와는 전혀 다른 기능적 통일체를 이루고 있다. 기계의 부분은 부품이지만, 생명체의 부분은 부품이 아니라 기관(organ)이자 지체(limbs)이다. 때문에 생명체의 부분들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부분들이 스스로 이를 보완하고 교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아니면 문제가 심각한 경우에는 다른 부분들마저 결정적인 손상을 입거나 아예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 생명체에서 부분과 전체의 관계는 ‘조립과 교환’의 관계가 아니라, 내밀한 ‘상호작용과 상호침투’의 관계인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 반복과 재생산 활동, 종적 번식을 향한 분투, 부분과 전체의 유기적 통일성 – 이 세 가지 생명체의 특성은 우리의 시선을 다시 예술로 향하게 한다. 탁월한 예술작품에서 우리는 언제나 어떤 내적인 방향과 리듬, 살아있는 움직임과 부분들의 상호작용을 느낄 수 있다. 또 탁월한 예술작품은 계속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모작을 낳는다는 점에서 자신의 후예를 산출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예술작품에서 드러나는 자유롭고 조화로운 통일성은 생명체의 유기적 통일성과 깊은 친화성을 보여준다. 칸트에게서 예술과 생명은 이렇게 만나고 있다. 생명체의 내적 통일성은 예술작품의 잠재적인 전범이며, 거꾸로 예술작품의 자유로운 조화는 생명체가 소망하는 이상적 존재 상태인 것이다.

이제 여성화가 소수빈의 박사학위 청구 전시인 <실험: 점의 발아에 관하여>를 보면, 전시의 중심 주제가 예술(회화)과 생명의 만남임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벌써 ‘점의 발아’라는 흥미로운 제목이 이 만남을 상징하는데, 한 마디로 이번 전시는 생명에 다가가서, 생명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해하려는 연작의 시도라 할 수 있다. 화가가 이를 위해 선택한 소재는 식물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해서, 발아하여 싹을 띄우고, 줄기를 뻗어내어 꽃을 피우고, 다시 포자를 날려 새로운 개체를 증식시키는 다양한 꽃들이다. 칸트가 말한 ‘자연 목적’으로서의 꽃들, 이들의 영원한 순환적 운명이 그녀의 관심사다.
물론 소수빈은 단순히 소재를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대미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이한 기호나 알레고리를 동원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그녀는 독자적인 조형적 세계를 만들어 놓고 자신의 소재를 그 안으로 초대한다. 다양한 꽃들의 근원적인 생명 현상을 새롭게 구성해 놓은 세계 속으로 부드럽게 끌어들이고 있다. 이 세계의 독자성은 캔버스 바탕을 독특한 질감으로 처리하고 은은하게 채색한 데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화가의 부름을 받은 꽃들, 줄기들, 포자들도 저 바깥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화가의 손길을 기꺼이 따르고 있다. 즉 화가 특유의 조형적인 언어로 자연스럽게 번역되어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언어에서 우리는 앞서 칸트에게서 엿들은 생명체의 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감상자는 소수빈의 연작에서 저절로 어떤 근원적인 음악적 정서를 감지한다. 그것은 무구한 마음으로 생명 현상을 발견하고, 생명의 순환을 기뻐하는 원초적인 음악적 분위기다. 그 가운데서도 끊임없는 반복과 재생산의 리듬이 가장 두드러지는데, 이 리듬은 무엇보다도 원형, 구형, 선형 등 동일한 기초적 형태들이 무수히 반복되는 데서 느껴진다. 하지만 이 리듬은 다양한 종류의 꽃들을 평등하게 병렬해 놓은 화면 구성에서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소수빈의 연작에는 생명체의 또 다른 특징인 종적 번식을 향한 분투도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무한을 암시하는 꽉 찬 포자들, 계속 증식하는 듯한 화려한 원형 세포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자라나고 있는 잎과 줄기가 그에 해당한다. 하지만 꽃과 그 암술과 수술을 각별히 확대해서 묘사한 작품들 또한 이에 대한 증거라 할 것이다. 이어 소수빈의 연작이 전체적으로 생명체의 유기적 통일성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꽃들 하나하나를 분리시켜 표현한 것도 그렇지만, 이들 각각이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서, 내적으로 완전한 개별자로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상자는 소수빈의 작품에서 이러한 특징들을 넘어서서, 생명에 대한 또 다른 태도를 읽어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생명에 대한 지독한 호기심이다. 이 호기심은 단편적이며 피상적인 호기심이 아니다. 직접적이며 파괴적인 욕망의 호기심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대상에 대한 깊은 긍정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존중의 호기심’이다. 이 호기심으로 인해 화가 소수빈은 생명에 대한 무분별한 찬양이나 과도한 신비주의로 나아가지 않는다. 그녀가 꽃의 생명을 이해하고 표현하면서 쉽게 양식적 단순화나 추상화로 기울지 않는 것도 이 호기심 덕분이다. 아울러 연작에 등장하는 모든 대상들이 마치 ‘평등의 에토스’를 설파하는 듯 보이는 것도 상당 부분 이 호기심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소수빈의 전시 <실험: 점의 발아에 관하여>를 다시 한 번 축하하며, 그녀가 앞으로도 ‘존중의 호기심’ 위에서, 지금처럼 회화 고유의 언어를 사랑하면서, 다채로운 조형적인 실험을 끊기 있게 펼쳐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