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름 작가의 작품세계는 '유토피아' 로 요약할 수 있다. 작가에게 유토피아는 모두가 평등하게 서로를 보듬어 주며 아무도 상처받거나 버림받지 않는 고통 없는 곳이다. 이러한 유토피아에 대한 생각은 대학 시절 보육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버려지거나 어려운 현실에 처한 아이들을 직접 목격하면서 발전했다. 이 경험은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들에 대한 그녀의 관심을 더욱 키우고, 이를 작품에 반영하여 작가만의 유토피아적 세계를 창조하게 만들었다.

작품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이 주로 등장하는데, 이는 서로 공존하기 힘든 여러 복잡한 요소들이 뒤엉켜있는 이 세상과 관계를 상징하는 듯 하다. 특히 '숨바꼭질' 시리즈에서는 흰머리 오목눈이와 몬스테라가 등장하며, 이 두 생물이 자연에서는 공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에서는 함께 나타나는 것이 대조적이다. 몬스테라는 햇빛이 아래 잎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스스로 잎을 찢어 틈을 만드는 식물로, 자신을 희생하며 다른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모습을 통해 작가는 상호 배려와 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처럼 한아름 작가는 자연의 세세한 특징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그림을 통해 표현한다. 작가의 상상 속 유토피아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실 세계에서 각자의 작은 배려가 모여 이상적인 공존을 가능케 하는 장소로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과 함께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


Artist Han Ah Reum's artistic world can be summarized as 'Utopia'. To the artist, Utopia is a place where everyone is equal, embracing one another without anyone being hurt or abandoned, free from pain. This concept of Utopia developed during her college days when she volunteered at orphanages, witnessing firsthand the harsh realities faced by abandoned or neglected children. This experience deepened her interest in vulnerable and imperfect beings, reflecting this in her works to create her unique vision of a Utopian world.

In her works, endangered species often appear, symbolizing the complex and intertwined elements of our world that make coexistence challenging. Particularly in the 'Hide and Seek' series, the white-backed woodpecker and Monstera are featured, and despite these species not coexisting in the real world, they appear together in her works, creating a striking contrast. Monstera, a plant that tears its own leaves to let sunlight reach the lower ones, exemplifies self-sacrifice and giving others a chance, emphasizing the necessity of mutual consideration and coexistence.

Thus, Han Ah Reum captures the intricate details of nature delicately, expressing an ideal Utopia through her paintings. The Utopia in her imagination is a place where small acts of kindness accumulate to enable an ideal coexistence within the complex real world, leaving a profound impression on the audience and offering hope for a bett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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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나는 작고 연약한 존재, 언더독 또는 멸종위기종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한없이 여리고 약한 그들을 내가 채색하고 묘사하고 표현함으로 인해서
그들의 존재 자체를 다시 재현한다.
어느 순간 그들에게 나의 모습이 투영되고
그들은 내 작품 속 주인공임과 동시에 내 감정이입의 대상이 된다.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유토피아는 모두가 평등한 존재로서 서로 보듬어 주고
어떤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버림받지 않는 고통 없는 곳이다.
누구든 병들거나 죽지 않으며 오해와 갈등이 없고
삶에 대한 긍정과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지상 낙원이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 속 나만의 시선과 상징적 요소의 내러티브,
언어적 색채를 통해 상처와 고통으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그들에게
내 그림이 따뜻한 마음의 안식처가 되길 바라고 현실 속에선 존재 할 수 없지만
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존재하는,
그들을 위한 우리 모두를 위한 치유의 판타지 랜드가 되길 기대한다.


<기법 및 제작 과정>

과정의 간편함은 결과물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해서 밑그림부터 꼼꼼하게 스케치한다.
‘숨바꼭질 시리즈’는 캔버스 프레임 안에서 열대식물 잎의 조형적 구도, 식물색과 배경색 여백의 밸런스 등을 고려하며 진행한다. 열대식물의 채색은 번지기, 흘리기 등 우연적인 효과를 사용하거나 깔끔하게 채색하며, 필력을 조절하여 터치 하나하나에 기운을 불어넣는다. 플랫하게 식물들의 선을 정리하며 물성의 본질에만 집중한다. 흰머리 오목눈이는 마치 수행을 하듯 깃털 한 올 한 올 사실적 기법으로 묘사하고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