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위로써의 그림을 추구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말 그대로, 이미지는 그려낼 때에서야, 그리는 자와 그 림의 연결선이 생긴다고 믿는다. 감상자도 나름의 선을 이어 붙이며 그 불 완전한 연결선들이 적당한 소통을 이뤄낼때 나는 그것이 그림의 매력이 이 닐까 생각한다.
나는 처음에 디지털 기기를 휴대가 편한 연습용 드로잉 패드로서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 후 몇년동안 이것은 내 주재료가 되었는데, 덕분에 나는 실패 에 따른 재료비 걱정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요즘처럼 그리는 행위없이도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되고나
'내 그림은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그려진 이미지 입니다.' 하고 누군가 를 설득해야만 할 것 같았고, 그 생각만으로도 나는 기운이 빠져, 이참어 실제하는 재료로 그림을 그려야겠다 라는 결심이 섰다.
그림은 올해가 시작할때 가족여행 중 눈에 담은 풍경이다.
여름 즈음에 그리기 시작한 이 그림은, 평생 살게 될 줄 알았던 사연많은 집과 작별하던 날에도 미련과 함께 내 좁은 방 창문을 가로막고 자리잡았 다.
나는 그동안 아이패드에 드로잉을 할때, 실제 재료를 흉내낸 텍스쳐 보단, 디지털에 자연스럽다 느끼는 밋밋한 선들을 사용하기를 선호했다.
붓과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면서도 처음에는 나에게 익숙한 표현으로 그림 을 그리려 했지만, 몇번의 시도 끝에, 이 행동이 다른 재료로 디지털을 모 방하려는 모순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재료가 가진 특징에 익숙해지려 했다.
그 후에도 좌절과 수정을 반복하면서도 몇번이고 캔버스를 찢어내고 새로 시작하고 싶었지만 '망쳐도 그리고 있는 캔버스에 모든 시도를 다 해보고 망치는게 어떻겠냐'는 아내의 조언에 그리면서 배워나갔다.
그리고 겨울을 코앞에 두고 드디어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는 날만 합쳐도 2개월은 더 걸린 것 같은데 그래도 나는 과정과 결과 에 꽤 만족 스럽다.
나는 내 소개말에서 '내가 보는 것을 그립니다' 라고 말한다. 그림의 주제 가 되는 시선을 더 개인적으로 옮기게 된 이유도 잘나의 순간들을 기록하 기에 내가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그 순간들이 그리는 자인 나에게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한 곳에 오랜 시간 머무를때는 나는 익숙한 나의 풍경의 가치를 알 수 없었 다.
것 같다.
일상의 풍경이 더 이상 일상이 아니게 될때 그때서야 그 소중함을 느끼는
앞으로도 나는 나의 시선을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그리려 한다.